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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이란 장르는 무대 위에서 비로소 생명을 얻는다. 하지만 ‘읽는 희곡’은 또 다른 차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극작가 신성우가 첫 희곡집 ‘신성우 2인극집: 폭설 外(평민사)’를 펴냈다. 2013년 말, 늦깎이로 데뷔해 어느덧 극작가 12년 차를 맞은 그가 선보인 이번 작품집에는 2인극으로 구성된 여섯 편의 극본이 실려 있다.
희곡집 말미에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평론가 배인철의 해설 ‘치열하게 삼투하는 언어’가 실려 있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표제작 <폭설>은 역무원 갑수와 신입직원 현택의 충돌로 시작된다. 이들의 갈등은 눈보라처럼 거세고, 눈덩이처럼 커져간다. 도입부에 배치된 복선(탈주범을 알리는 라디오 뉴스)은 한바탕 활극을 예고하며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눈에 덮인 시체가 발견되는 대목에서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범인을 추리해낼 수 있을지 모른다.

9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도서 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가 상반기 판매량 1위에 올랐다. 같은 작가의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도 각각 5위, 7위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한강 작품을 포함한 한국 소설이 다섯 권이나 올랐다. 교보문고는 “한강 작가 작품의 높은 인기 영향으로 한국 소설 분야가 전년 대비 58.2%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소설 분야 신장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1998년 나온 양귀자의 <모순>이 3위를, 2022년 출간된 정대건의 <급류>가 6위를 차지했다. 두 소설은 모두 20대가 판매 비중에서 40% 이상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모순>은 출간 이후 꾸준히 잘 팔린 소설인데 최근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고 젊은 독자층이 추가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급류>는 작년 9월 인스타그램에서 한 인플루언서가 이 소설을 읽고 우는 영상이 퍼지며 역주행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한국 소설이 인기를 끈 것은 MZ 독자층의 영향이 두드러졌다. 전체 단행본 구매는 40대 독자의 구매 비중이 28.4%로 가장 높았지만, 한국 소설은 20대가 27.7%로 가장 높았다.

세계문학전집과 시집도 인기를 끌었다. 시 분야 판매는 올 상반기 전년 대비 27% 늘었다. 시 분야 베스트셀러 30위권에는 나태주, 류시화 등 기성 시인의 시집 외에 고선경, 박준 등 젊은 시인들의 작품도 포함됐다. 세계문학전집은 전년 대비 25.8% 판매가 늘었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데미안>이 나란히 외국소설 분야 3, 4위에 올랐고,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이 외국소설 베스트셀러 30위권에 들었다.

교보문고는 “기존 세계문학전집의 주요 독자층은 40대였는데 20대 독자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며 “출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한 ‘텍스트 힙’ 콘텐츠 영향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콘텐츠 과잉 시대 속에서 깊이와 여백을 찾으려는 젊은 세대가 책이라는 아날로그 매체를 다시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변화에는 주요 출판사 편집자가 직접 추천하고 해설하는 유튜브 영상 채널이 팬덤 형성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이 추천해 화제가 된 <초역 부처의 말>은 4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에세이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가 8위, 김영하 작가의 에세이 <단 한 번의 삶>이 9위,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가 10위에 올랐다. 대선이 치러진 ‘정치의 계절’답게 이재명 대통령이 쓴 정치 서적 <결국 국민이 합니다>가 2위를 기록했다.


<공원 벤치가 견뎌야 하는 상실의 무게>는 제목부터 인상적이다. 언어유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인간 내면의 상실과 기억, 감정의 질서를 포착해낸다.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의 '결국 국민이 합니다'가 올 상반기, 독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책으로 집계됐다.

9일 예스24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결국 국민이 합니다'는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출판계의 핵심 키워드로 '국민'과 '정치인 저서'가 떠올랐다.

올해 상반기 대한민국 출판 시장은 격동의 시대를 담아내는 풍향계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계엄, 탄핵, 조기 대선 등 숨 가쁘게 전개된 사회정치적 상황은 독자들의 책 선택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관련 서적이 큰 인기를 끌었다.

같은 기간 정치 관련 책 중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가 종합 3위를 차지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국민이 먼저입니다' 역시 종합 9위에 올랐다. 상반기 독자들의 관심이 정치에 몰렸음을 보여준다.

대한민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대표 소설 '소년이 온다'는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이 책은 소설·시·희곡 분야 1위에 오르며 22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을 지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인기 아이돌 장원영이 추천하며 역주행한 '초역 부처의 말'은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선보인 이 책은 올해 1월 주간 종합 1위까지 역주행한 후 인문 분야 14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유명인의 추천이 불러일으킨 역주행 도서의 get more info 저력을 뽐냈다.

지난해 출간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른 책들도 눈에 띄었다. 올해 들어 총 18주 동안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자리한 에세이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는 5위를 기록했다.

필사 열풍을 이끈 인문서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는 7위에 올랐다. 글로벌 자기계발 멘토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행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는 8위에 자리했다.

한편, 소설에서 역주행 대표작은 종합 11위, 소설·시·희곡 분야 2위에 오른 양귀자 장편소설 '모순'이었다. 올해에만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95.3%) 판매량이 오르는 등 최근 3년간 순위 상승을 거듭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흔드는 심리 드라마로, 철학적 주제를 극한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위작 논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예술과 법, 감정과 논리, 그리고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를 묻는다. 이 문제의식은 후속작 <젊은 예술가의 반쪽짜리 초상>으로 이어지는데, 이 작품은 진실게임 연작의 2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남작부인>은 현실과의 접점을 끊고 자신의 환상 속에서만 살아가는 두 인물을 다룬다. 로사와 남작부인은 비슷하면서도 어쩐지 대척점에 서 있는 듯하다.

● 신성우라는 장르, 거대한 문학적 실험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수학한 신성우 작가는 2002년 단편영화 <사돈>에서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으며 첫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영화, 연극, 뮤지컬, 오페라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서사를 쌓아왔다.

대표작으로는 이번 희곡집에 수록된 작품들 외에도 연극 ‘적의 화장법’, ‘안나K’, ‘태극기가 바람에’, ‘고향마을’, ‘산책’, ‘마녀’, 뮤지컬 ‘꿈이 없어도 괜찮아’, ‘마이너리그’, ‘하우스키핑’, ‘정크푸드 크리스마스’, 오페라 ‘3과 2분의 1 A’, ‘새가 숨는 집’, ‘끝나지 않은 이야기’ 등이 있다.

‘신성우 2인극집: 폭설 外’는 극작가의 희곡 모음집을 자주 넘어선다. 그것은 ‘2인극’이라는 제한된 무대 위에서 무제한의 감정과 진실, 존재를 묻는 거대한 문학적 실험이기도 하다.
무대보다 치열한 창작의 자리에서 말의 여백까지 책임지는 작가, 신성우의 여정을 오래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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